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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컬럼

[골프컬럼] #39. 버디 친구 보기

마인드골프 2011. 5. 17. 08:00

최경주 선수가 3년만에 우승한 어제 대회인 The Players Championship은 오랫동안 한국 선수의 우승을 기다려온 골프팬들에게도 그리고 최경주 선수에게도 참 의미있는 값진 그리고 멋진 우승이었습니다. 마인드골프는 14번홀부터 중계를 보기 시작했는데, 참으로 다시봐도 너무 너무 감동적인 역전 우승이었지요.

많은 분들이 생중계로, 하일라이트로 또는 인터넷 다시보기로 경기를 보았을텐데요. 연장전 첫번째 홀인 17번홀에서 - 아일랜드 홀로 아주 유명하지요. 많은 선수들이 워터 헤저드에 빠지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안타까워하고 한편으로는 프로들의 그런 실수를 보는 재미(?) 도 있기도 한 홀이지요. - 데이비드 탐스의 짧은 파퍼팅을 놓치고 반면 최경주 선수는 파로 마무리 하면서 우승을 했지요.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 버디 기회가 아주 자주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물론 GIR을 해서 첫번째 퍼팅은 언제나 버디 퍼트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 얘기하려는 것은 버디를 하기엔 조금은 애매한 거리 - 선수의 경우엔 좀 거리가 있어도 그런 시도를 할 경우가 있지요. - 버디를 노리다가 오히려 파도 못하고 보기나 그 이상을 하는 경우가 있음을 경험해 보신 분이 많이 있을 것으로 압니다.

이러한 버디 찬스가 왔을 때 사실 버디를 노려볼 수 있는 확실한 거리나 오르막 퍼트등의 상황이면 모르겠지만, 거리도 좀 멀고 내리막 퍼트 또는 경사면 퍼트의 경우엔 버디를 시도해 보기 보다는 잘 붙이는 작전 - 소위 얘기하는 오케이 작전 - 을 시도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평균적인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파도 아주 좋은 스코어니까요. 자칫 과감한 퍼트가 파로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홀에서 어려운 파 퍼트를 남겨서 보기 또는 그 이상을 기록하게 되면 그 홀에서의 성적은 보기일 수 있지만, 버디였을 때를 상상하고 있었던 마인드가 보기로 끝을 냈으니 사실은 마음속으로 2타를 까먹었다는 정신적인 충격이 존재합니다.

골프의 특성상, 사람의 멘탈상 이렇게 마무리 한 홀 이후에는 이 홀에 대한 잔상이 너무나도 오래 가지요. '아까 파로 마감을 했어도 되는데', '아, 버디할 수 있었는데' 등의 생각의 고리가 계속 생기면서 현재 홀에서의 샷에 집중을 못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나마 크게 실수를 하지 않고 진행을 하면 괜찮은데, 자칫 그러한 복잡한 생각으로 미스샷이 계속 되고 스코어에 이것이 자꾸 반영되면 그날의 라운드 전체를 망칠 수도 있는 상황까지 가기도 합니다. 주말 골퍼로 오랫만에 라운드를 할텐데, 이렇게 라운드를 마치고 나면 다음 라운드 까지도 이 생각이 계속 머리에 남게 됩니다. 여기까지 가면 한번의 퍼팅 실수가 너무나 영향을 많이 미치게 되는 것이죠.

출처 : thesportseccentric.files.wordpress.com


어제 The Players Championship으로 다시 돌아가 보지요. 연장 첫번째 17번홀 파3 아일랜드 홀에서 제비뽑기로 최경주 선수가 먼저 티샷을 하기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마지막 라운드 그 홀에서 버디를 잡았던 최경주 선수지만, 과감히 공략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겁니다. 붙이면 좋겠지만, 자칫 잘못하여 워터 헤저드에 빠지면 너무 쉽게 우승을 놓치게 될테니까요. 그래서 그랬는지 최경주 선수는 그린 중앙쪽 약간 길게 올렸습니다. 내리막 퍼트를 남기는 위치로 좋지 않았지요.

데이비드 탐스의 티샷은 최경주 선수 보다는 조금은 가깝지만 그린 중앙에서 최경주 선수와 마찬가지로 내리막 퍼트를 남겨 놓게 됩니다. 최경주 선수는 누가 보기에도 버디를 노리지 않고 홀에 잘 붙이려는 느낌으로 퍼트를 보냅니다. 결과로 약 1미터도 안되는 퍼트를 남겨두게 되었지요. 다음으로 탐스의 퍼트. 여기서 들어가면 우승을 하게 되는 챔피언 퍼트가 될 수도 있었지요. 탐스는 느낌상 과감히 버디를 노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홀을 약간 스쳐가면서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최경주 선수보다 조금 더 긴 파 퍼트를 남기게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18홀 연장 두번째 홀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데이비드 탐스의 파 퍼트가 소위 얘기하는 입스(yips) 상태에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주의 4번의 라운드 중 그 거리에서 퍼트를 단 한번도 실수하지 않았던 그가 파 퍼트를 실수로 당겨서 못 넣었습니다. 이후 최경주는 차분하게 챔피언 파 퍼트를 성공하며 우승을 하게 됩니다.

우리 아마추어에게서도 가끔 보이는 버디가 보기가 되는 순간이 어제 데이비드 탐스에게도 발생을 하며 우승을 놓치게 되었지요. 선수이고 우승이 걸려 있기 때문에 과감히 시도를 해 본 것이고 그것을 괜찮았지만 그 이후 퍼트가 부담되는 상태로 만든 것은 분명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시사하는 것이 크다고 생각이 되네요.

여러분들도 큰 돈이 걸린 내기만 아니라면 무리한 버디 보다는 파로 마감하는 작전이 더 좋은 결과와 자신의 골프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버디 친구 보기 대신 보기 친구 파로 말이죠. ^^

항상 배려하는 골프 하세요.

Don't Worry. Just Play MindGo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