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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라운드를 가면 스코어 카드는 보통 기록을 하나요?

그렇다면 누가 기록을 하시는지요?


아마도 한국에서 골프를 하시는 대부분의 골퍼들의 경우엔 캐디가 스코어카드 한장에 3~4명의 모든 스코어를 적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스코어를 캐디가 적는 것이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우리나라에 골프가 시작되고 나서 캐디가 고용된 이후부터 계속 그렇게 유지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골프를 초기에 이용한 사람들이 나름 고위층이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그분들이 직접 클럽을 가지고 다니거나 스코어카드를 작성하지는 않았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죠. (혹시 정확히 아시는 분은 답글로 알려주시면 좋구요.)


출처 : sportsgrid.com


골프가 많이 대중화 된 상태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 골프에서 캐디에게 의지하는 부분은 많이 있습니다. 프로 선수들이 활동하는 투어에서의 캐디의 역할과 아마추어 골퍼들이 하는 골프에서의 캐디의 역할은 분명히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골프장의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캐디는 공을 찾아 주는 것, 클럽을 가지고 다니는 것에서 시작해서 거리를 알려주고, 클럽 선택에 조언을 해주고, 그린에서는 퍼팅 라인을 봐 주는 등의 많은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지요. 이러한 것들은 프로나 아마추어 골퍼 모두에게 비슷하게 적용되는 캐디의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코어카드 기록. 내가? 캐디가?


그러나 스코어카드를 기록하는 것에서는 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투어 프로의 경우엔 자신이 스코어카드를 직접 기록을 하지요. 정확하게는 자신과 동반하는 선수 중 한명의 스코어를 마커(marker)로서 기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스코어도 별도로 적을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상대방의 스코어를 적는 것이죠. 캐디가 참고할 목적으로 선수의 스코어를 나중에 스코어카드 제출 전 확인 용도로 적을 수는 있지요.


[골프컬럼] #112. 캐디 스코어 vs 리얼 스코어

[골프상식] #51. 스코어카드는 동반자가 적는 것


하지만, 아마추어의 경우엔 대부분 캐디가 모든 골퍼의 스코어를 적곤 합니다. 골프를 처음 시작하고 어느 누구도 자신의 스코어카드를 가지고 별도로 적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스코어는 원래 캐디가 적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요. 마인드골프도 한국에서 라운드 할 때는 그랬었구요. 심지어 한국에서 스코어카드를 별도로 달라고 하면 이상하게 쳐다 보거나 왜 필요하냐는 등의 표정으로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기도 하지요. 그만큼 관습처럼 스코어카드는 캐디가 적는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 있습니다.


라운드를 하면서 별 일 없이 부드럽게(?) 진행이 되면 괜찮겠지만, 간혹 스코어로 실랑이 하는 경우를 보거나 들은 적이 많이 있습니다. 골프도 운동이고 스코어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보니 자신의 타수가 잘못 적혔거나 동반자 또는 캐디가 생각하는 타수와 차이가 날 때 의견 충돌이 있기도 하고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지요. 내기를 좀 크게 하거나 하면 누군가 돈을 잃고 나서 기분이 나빠져서 예민해져서 서로 얼굴이 붉혀지고 나중에 볼성 사납게 싸우는 모습도 목격이 되기도 합니다.


라운드를 하러 나온 분들끼리 스코어를 기록하고 서로 벌타 적용이나 타수를 세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논쟁은 그래도 괜찮겠으나, 캐디가 적어 놓은 스코어로 내가 맞느니, 너가 틀리니 등의 이야기로 발전이 된다면 실로 캐디의 입장이 중간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일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캐디는 나름대로 자신이 최대한 정확하게 세서 스코어에 반영 하려고 하나, 손님인 골퍼가 아니라고 주장을 한다면 다른 골퍼들의 눈치도 봐야 하고 이만 저만 난처한 상황이 아닐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캐디에게 화를 내거나 욕을 하며 싸우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출처 : back9network.com



캐디도 사람이니 실수를 할 수 있겠지요. 만약 캐디가 적은 스코어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이 된다면 같이 동반하는 골퍼들에게 물어봐서 복기를 하여 스코어를 다시 정정하는 것이 좋을거 같습니다. 프로 골프에서도 1차적으로는 동반하는 자신의 마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만약 더 정확한 의견이 필요하다면 위원회의 룰 관리 위원을 불러서 판단을 맡기는 것 처럼 캐디를 일종의 룰 관리 위원처럼 이용하는 것도 좋을거 같네요. 물론 캐디라고 아마추어 골퍼 보다 꼭 룰을 많이 안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요.


동반자 스코어 잘못 기록으로 기분 상하는


그리고 내기는 하지 않지만, 상대방 스코어가 잘못 적혀 있는 경우 - 대부분은 자신이 생각한 것 보다 좋게 적혀 있는 경우 - 를 보게 되면 이것이 때로는 자신의 플레이에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아까 그 홀에서 분명히 더블보기 한거 같은데, 왜 보기라고 적혀있지?', '아까 분명히 오비 났었는데, 나랑 동타네' 등의 조금은 석연찮은(?) 스코어카드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자신이 손해 본거 같거나 뭔가 기분이 불편함을 느꼈던 경험은 대부분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내기를 하고 있다면 플레이에 아주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겠구요.


이러한 작은 부분은 사실 직접적으로 얘기하기도 좀 애매한 상황이 있기도 하고, 정확히 복기를 해서 알려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이야기를 꺼내기가 힘들지요. 이러한 상황이 골프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고, 좋은 영향 보다는 안 좋은 영향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사실은 이 상황과는 별개로 자신이 그냥 잘못 친 샷도 어쩌면 이 핑계로 둘러 대기도 할 수 있겠구요. 이런 상황이 몇번 계속 된다면 누구나 이런 골퍼와는 같이 동반하기 싫게 되는 것은 당연할 수도 도 있겠지요.


[골프컬럼] #60. 골프 핑계, 징크스 그리고 멘탈

[골프컬럼] #24. 본의 아니게 동반하기 싫은 골퍼가 되는 습관들


이러한 상황들을 만들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자신의 스코어카드를 자신이 직접 작성하는 것입니다. 마인드골프가 하는 캠페인인 '직접하는 골프'의 일환으로 자신의 스코어카드를 하나 별도로 달라고 하거나 요즘 많이들 사용하는 스코어카드 관리 앱 등을 사용해서 자신만의 스코어만 적는 것이지요. 동반자들과 내기를 하기 위해서 같이 적는 것이 필요하다면 한개의 스코어카드에 모두 별도로 적기도 하지만, 자신의 스코어카드는 별도록 직접 적기를 권해 드립니다. 그리고 모두 적는 스코어카드도 가급적이면 캐디가 아닌 플레이하는 분들이 직접 적는 것이 좋겠구요. 기록하다가 생기는 이슈는 플레이어들이 합의하여 결정하면 되니까요.


캐디는 위에도 언급한 것처럼 많은 것들을 챙겨야 하지요.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1캐디 4백(한명의 캐디가 4명의 손님을 챙겨야 하는) 시스템에서는 왠만한 베테랑 캐디가 아니고서는 라운드를 아주 부드럽게 진행하기에 힘든 경우가 많이 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에 스코어 기록 하는 것만이라도 아마추어 골퍼들이 직접 해 준다면 잘못 기록하는 것에 대한 정신적인 부담도 덜고 실제 스코어 기록을 하는 일도 줄어서 보다 다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스코어카드 기록은 골퍼가 직접


글을 쓰다보니 조금은 캐디를 두둔하는 듯한 뉘앙스의 글이 된 듯 싶지만, 아마추어 골퍼와 캐디 모두 각자의 역할에 좀 더 충실하다면 보다 즐거운 골프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인드골프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룰, 상식 등을 많이 알려드리고 싶은 이유도 자신이 직접 골프를 즐기는 측면에서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마추어 골퍼만큼이나 아니 사실은 그 이상으로 캐디들도 손님들을 도와주는 측면에서 조금 더 나아가 골프 룰, 상식을 좀 더 많이 알아서 때로는 손님들이 문의하는 골프에 대한 도우미 역할이 되면 골프 품격을 한단계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 됩니다.


다음 라운드 부터는 자신의 스코어 카드를 별도로 준비해서 직접 적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항상 배려하는 골프 하세요.

Don't Worry. Just Play MindGolf!